노인성질환 '사코페니아'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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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이 실버푸드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월 ‘사코페니아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한 보도가 매체를 장식하면서 대기업의 사업 방향도 바꿔버리는 저출산·고령화와 더불어 ‘사코페니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업체는 지금까지 분유나 우유 등 영유아용 유제품 생산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맞춰 기존 유제품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산업 진출을 위해 ‘사코페니아연구소’를 문 연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연구진과 평창군 보건의료원이 평창지역 노인 187명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18개월간 단백질의 일종인 류신이 함유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신체기능지수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를 예방할 수 있는 영양 제품을 개발해 시니어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사코페니아’란 무엇인가?
‘사코페니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10월부터 새롭게 질병분류 코드를 부여한 신종 노인성질환이다.
‘사코페니아’(Sarcopenia)란 용어는, 근육이란 뜻의 ‘사코’(sarco)와 부족 또는 감소를 뜻하는 ‘페니아’(penia)가 합쳐진 말이다. 우리말로 ‘근감소증’ ‘근육마름병’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학의 노화연구가인 어윈 로젠버그(Irwin Rosenberg) 박사가 1988년 ‘사코페니아’라는 이름을 처음 붙였다. 이후 큰 관심을 두지 못하다가 2016년에서야 WHO가 정상보다 골격근이 적은 상태를 정식 질환으로 인정한 것이다.
인체는 600여 개의 근육으로 이뤄졌는데,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한다. 근육은 수만 개의 근섬유(근육세포)가 모여 형성된다.
근섬유는 성장하면서 크기가 커지다가 고령이 되면 수가 감소하고, 기능도 점차 떨어진다. 대체로 30대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해 70대에는 절반 수준이 된다. 50세부터는 매년 1~2%의 근육이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코페니아는 근육량을 나타내는 골격근 지표가 기준치 이하이면서, 악력이나 보행속도가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진단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교실 연구팀에 따르면 60세 이상 남성의 사코페니아 유병률은 11.6%다. 80대가 되면 38.6%로, 60대보다 3배 이상 높다.
왜 ‘사코페니아’가 화두인가?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서서히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신체기능 저하 속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분명히 개인차가 존재한다.
어떤 노인은 70대 초반에도 지팡이 없이는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허약하다. 반면, 어떤 노인은 100세를 앞두고도 집안일은 물론, 운동, 사회생활도 무리 없이 해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년기 삶의 차이가 바로 ‘사코페니아’ 유무, 그리고 정도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코페니아는 팔, 다리 등을 구성하는 골격근이 줄어드는 상태를 말한다. 골격근은 뼈에 붙어서 뼈를 움직이거나 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므로 사코페니아는 노화에 따른 움직임 정도에서 개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된다.
골격근이 줄면 걸음 속도가 느려지고 지구력도 줄어든다. 낙상이나 신체장애 위험도 커져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노년기에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중 3기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코페니아라고 지적한다. 사코페니아가 생기면 보행이 어렵고 남은 생애를 병상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코페니아 증상은?
WHO가 2016년 사코페니아를 정식 질환으로 분류하기 전까지, 또는 지금까지도 사람이 늙어가면서 운동량이 줄어들고 힘이 약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이 때문에 의학적 관점에서도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코페니아는 한 번 발병하면 빠르게 나빠진다. 사코페니아로 근육 감소가 심해지면 에너지 비축 능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기초대사량도 줄어 체중이 자주 변하고 살이 쉽게 찐다.
혈당 변동 폭이 커지고 당뇨 환자는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지럽고 자주 넘어지게 되고, 뼈가 약해진다. 신체반응이 느려지고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코페니아가 심할 경우 사망위험도 커진다.
국내 한 연구진(아산병원)이 65세 이상 성인 560명을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근육량과 근력이 부족한 남성 사코페니아 환자는 사망 위험이 4배 이상 높았다. 보행속도까지 느리면 사망 위험이 5배 높아졌다.
사코페니아 예방법①
사코페니아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이 얽히고설키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신체활동이 적은 것이 기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영양상태가 불량하거나 불결한 환경에 놓일 때 급속히 나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노인성 질환이나 염증, 미토콘드리아 이상,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서도 생긴다.
유전적 차이가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아직 확실한 치료약은 없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자 예방법은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 공급이다.
전문가들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빨리 걷기, 조깅, 등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매일 하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은 1주일에 2회 이상 권고된다. 벽 짚고 팔굽혀 펴기, 의자에 앉아서 다리 폈다 굽히기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 강도는 본인 최대 운동능력의 60%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건강 상태나 체력 수준이 낮으면 30~40% 수준에서 시작하고 점차 70% 수준까지 올리는 것이 좋다. 다만, 힘들다고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해 개인에 맞는 운동량과 방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코페니아 예방법②
운동과 함께 적절한 단백질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단백질을 적절히 먹는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은 근육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단백질과 비타민D를 함께 섭취하면서 근력운동이 포함된 유산소 복합운동을 하는 것을 가장 좋은 사코페니아 치료법으로 권장한다.
노인은 몸무게를 기준으로 ㎏당 1일 1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몸무게가 60㎏이라면 60~7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닭가슴살 한 덩이에는 20g 안팎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하루에 닭가슴살 3덩이는 섭취해야 한다는 것.
근육을 만드는 데 중요한 류신은 체내에서 생성이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달걀은 류신이 풍부한 대표 식품이다. 우유, 바나나, 견과류 등에도 류신이 많다.
비타민D가 많이 든 연어, 참치, 치즈, 버섯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처 = 시니어신문(http://www.seniorsinmun.com)